
에기를 고르다 보면 비슷한 크기와 색상인데도 흔들었을 때 몸체 안에서 소리가 나는 제품이 있습니다. 래틀 에기입니다. 손에 들고 흔들면 차이가 분명하니, 물속에서도 무늬오징어가 이 소리를 알아차릴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제품 설명에 등장하는 600Hz라는 숫자는 무엇을 뜻하는지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비가 온 뒤 상당히 탁해진 물에서 래틀 에기로 교체한 뒤 조과가 달라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물색이 평소와 크게 다른 날에는 색상뿐 아니라 래틀 여부도 한 번씩 살펴보게 됐습니다.
다만 그 경험만으로 흑탕물에는 래틀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에기를 바꾸는 동안 물속 조건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늬오징어가 음향 자극에 반응한다는 연구와 제가 낚시에서 확인한 결과를 구분해 살펴봤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려는 것은 래틀이 언제나 잘 잡히는지보다, 어떤 상황에서 래틀을 넣거나 빼보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가입니다.
1. 소리를 감지하는 방식을 사람의 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징어류의 평형낭은 몸의 자세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관이며 음향 감각에도 관여합니다. 영어로는 statocyst라고 하며, 입자운동은 음파에 의해 물 입자가 왕복하며 움직이는 것을 뜻합니다.
2010년 Mooney 연구진은 긴지느러미오징어의 유발전위를 측정하고 평형낭 기능을 제거한 뒤 반응이 사라진 결과 등을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평형낭이 수중 음향의 입자운동 성분을 감지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다른 오징어 종의 감각 기관을 이해하는 근거로 참고합니다. 저는 래틀을 움직임에 음향·진동 자극을 더하는 기능으로 보되, 육상에서 크게 들리는 소리만으로 수중 감지 거리나 효과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2. 600Hz는 제품 설명과 연구 결과를 나누어 읽습니다
2009년 Hu 연구진은 무늬오징어인 Sepioteuthis lessoniana와 문어에 음향 자극을 주고 전기생리학적 반응을 측정했습니다. 무늬오징어에서는 해당 실험 조건에서 400~1500Hz 범위의 유발전위를 보고했습니다. 이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측정한 결과이며, 래틀 에기를 던져 접근이나 조과를 비교한 실험은 아닙니다.
래틀 에기 설명에서 600Hz라는 숫자를 접했다면 먼저 주파수와 소리의 크기를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Hz는 주파수의 단위이며, 1초 동안 반복되는 진동의 횟수를 뜻합니다. 소리의 크기나 전달 거리를 표시하는 숫자가 아니므로 600Hz라는 표기만으로 얼마나 강한 자극이 발생하고 어디까지 감지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후속 Mooney 연구는 앞선 연구가 음압을 측정했지만 입자운동을 충분히 정량화하지 않았다는 방법상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수조의 수면 가까운 조건에서 생긴 입자운동이 반응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논의한 것입니다. 무늬오징어 연구에서 보고한 주파수 범위를 그대로 자연 상태의 감지 능력으로 적용할 때도 신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Mooney 연구의 대상은 무늬오징어와 다른 긴지느러미오징어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30~500Hz에서 반응이 나타났고, 가장 낮은 역치는 100~200Hz 부근이었습니다. 역치가 낮다는 것은 그 실험에서 반응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극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뜻입니다. 이를 무늬오징어의 최적 주파수로 옮기거나, 두 연구의 숫자를 합쳐 모든 오징어의 감지 범위를 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600Hz를 제품이 어떤 특성을 내세우는지 이해하는 정보로 봅니다. 연구가 보고한 자극 반응과 제품 설명을 연결해 생각할 수는 있어도, 실제 바다에서 그 래틀이 무늬오징어를 더 잘 불러오거나 에기를 안게 만든다는 결론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보다 그날 에기를 바꾼 뒤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를 살피는 이유입니다.
3. 감지 반응과 에기를 안는 행동은 구분합니다
앞서 살펴본 연구는 음향 자극에 대한 전기생리학적 반응을 측정한 자료입니다. 무늬오징어가 에기 쪽으로 접근하거나 실제로 안는 행동, 낚시 조과를 비교한 실험은 아닙니다. 자극을 감지할 가능성을 설명하는 근거에 에기를 더 잘 잡는다는 결론까지 붙이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무음 에기를 래틀 에기로 바꾸면 소리 외의 특성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몸체 형태와 무게, 반사와 발광, 침강속도가 달라졌다면 반응에 영향을 줄 조건이 여러 개입니다. 같은 자리에서도 교체하는 동안 물의 흐름이나 무늬오징어의 접근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응이 나온 선택과 그 원인을 구분해 남기려고 합니다. 래틀이 들어간 에기로 잡았다는 사실은 남길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소리만의 효과였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한계를 바탕으로 래틀을 지금 조건에서 반응을 바꿔볼 선택지로 사용합니다.
4. 비 온 뒤 흑탕물에서 같은 자리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래틀을 다시 생각하게 된 날은 비가 온 뒤 출조했을 때였습니다. 물색이 상당히 탁해져 있었고, 처음에는 밝은 계열의 에기로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제 눈에는 밝은 색이 더 잘 보일 것 같았지만 무늬오징어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실루엣을 생각해 어두운 계열의 에기로 바꿔봤습니다.
어두운 에기로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바로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몇 가지 에기를 바꿔가며 확인하다가 래틀이 들어간 에기를 꺼냈습니다. 그 뒤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같은 자리에서 5마리 이상을 잡았습니다. 앞서 시도했던 밝은 에기와 어두운 에기로는 찾지 못했던 반응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물색이 크게 달라진 날에 색상만 반복해서 바꾸지 않고 래틀 여부도 살펴보게 됐습니다. 같은 방향의 변화를 계속 주다가 다른 성격의 선택을 넣어본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긴 판단은 ‘탁한 물에는 래틀’이라는 공식보다, 명암을 바꿔도 반응이 없을 때 시도할 선택지를 하나 더 갖게 됐다는 쪽입니다.
5. 래틀을 꺼내기 전에는 에기가 들어가는 수심부터 봅니다
반응이 없을 때마다 래틀부터 꺼내지는 않습니다. 먼저 물색과 시간대, 수심과 조류를 보고 일반적인 에기로 탐색합니다. 에기가 어느 방향으로 들어가고 어느 수심층을 지나가는지 생각하면서, 지금 자리를 제대로 살펴보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에기가 원하는 곳까지 내려가지 못한 상태라면 소리 하나를 더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인지부터 의심해봐야 합니다. 조류에 계속 밀리거나 너무 빨리 내려가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면 침강 타입이나 운용을 먼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래틀 에기로 바꿔 반응이 나와도, 그 제품이 수심에 더 잘 맞았기 때문일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노멀과 쉘로우, 슈퍼쉘로우의 차이는 무늬오징어 에기 종류에 정리했습니다. 래틀을 비교하려는 상황에서도 이 구분이 필요합니다. 소리를 바꿔보는 목적과 가라앉는 속도를 바꿔보는 목적이 섞이면 다음 선택의 기준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탐색을 했고 색이나 명암을 바꿔봐도 반응을 찾기 어려울 때, 저는 래틀을 추가로 확인하는 편입니다. 특히 비 온 뒤처럼 물색이 크게 달라진 날에는 이전 경험이 떠올라 한 번씩 꺼내봅니다. 그렇다고 탁도만 보고 래틀을 고정하지는 않습니다. 사용할 이유는 되지만,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까지 생략할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색상을 바꾸는 선택과 래틀을 넣는 선택도 목적을 나누어 생각합니다. 겉지와 속지, 반사와 발광의 차이는 무늬오징어는 에기 색을 어떻게 볼까?에서 다뤘습니다. 시각적인 변화를 몇 번 줬는데도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래틀은 다른 감각 자극을 시도해보는 선택이 됩니다.
6. 따라오는데 안지 않는다면 자극을 줄이는 쪽도 봅니다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따라오는 모습이 보이면 상황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때는 에기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는 아닙니다. 가까이 따라오면서도 안지 않는다면 더 큰 소리나 강한 액션을 추가하는 방향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색을 바꾸거나 크기를 조절해보기도 하고, 액션을 줄이는 쪽도 생각합니다. 래틀 에기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무음 에기로 바꿔보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발견하게 만드는 단계와 실제로 안게 만드는 단계를 나누어 생각하면, 이미 따라오는 무늬오징어에게 같은 자극을 계속 더할 이유가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무음 에기로 바꿔도 계속 따라오기만 한다면 소리의 유무만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에기를 보여주는 위치와 머무는 시간, 움직임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래틀로 바꾼 뒤에도 반응이 없다면 소리가 더 나도록 샤크리만 세게 반복하기보다 다른 수심이나 던지는 방향을 확인하는 쪽으로 생각을 돌립니다.
제게 래틀과 무음은 우열이 정해진 두 선택이 아닙니다. 반응이 없을 때 자극을 더해볼 수도 있고, 이미 접근하는 모습이 보이면 줄여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확인한 행동을 보고 다음 조작을 정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두 방향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7. 소리를 내려고 에기를 계속 움직이지 않습니다
래틀 에기를 사용한다고 운용의 목적을 소리 내는 데 맞추지는 않습니다. 샤크리로 에기를 움직인 뒤에는 내려가는 과정과 머무는 시간을 봅니다. 더 잘 울리게 하려고 계속 움직이면 공략하려던 수심을 벗어나거나, 무늬오징어가 접근하는 동안 에기를 지나치게 옮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체한 뒤에는 우선 평소 하던 운용으로 반응을 보는 편이 비교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에기를 바꾸는 동시에 샤크리 횟수와 강도, 기다리는 시간까지 달리하면 앞선 운용과 비교할 단서가 줄어듭니다. 그 제품의 침강속도가 다르다면 수심에 맞춰 조절하되, 무엇을 바꿨는지 구분해두면 됩니다.
반응이 없다고 소리가 더 나도록 샤크리만 세게 반복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수심을 지나고 있는지, 에기를 보여줄 구간이 남는지, 다른 방향을 탐색할 여지가 있는지를 봅니다. 래틀을 추가했더라도 실제로 에기를 넣어본 범위에서 다음 선택을 정합니다.
제가 유지하려는 순서는 에기를 필요한 위치에 넣고 움직임을 보여준 뒤 폴링 중의 반응을 살피는 것입니다. 래틀은 그 과정에 추가하는 특성이며, 탐색할 위치와 에기를 보여주는 동작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8. 교체 전후의 조건과 확인한 행동을 함께 남깁니다

다음 출조에서 비교하려면 래틀로 잡았다는 결과와 함께 교체하기 전에 무엇을 썼는지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색과 시간대, 에기 호수와 침강 타입을 적고, 교체하면서 크기·색상·발광 여부도 바뀌었는지 살핍니다. 실제 사용한 제품을 구분해두면 나중에 무게나 침강 특성을 다시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에기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사용 순서대로 사진을 남겨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운용을 바꿨다면 그 부분도 함께 적습니다. 같은 방향에서 비슷한 동작을 이어갔는지, 교체하면서 던질 방향이나 기다리는 시간을 바꿨는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낚시 중에는 조과를 얻기 위해 여러 조건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지만, 기록에는 그 변화가 남아 있어야 다음에 참고하기 좋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잡혔는지 외에 따라왔는지, 접근하다 돌아섰는지, 건드리고 놓았는지도 나눠볼 수 있습니다. 따라오기 시작했다는 변화와 실제로 안았다는 변화는 다음 선택에 주는 정보가 다릅니다. 보이지 않는 수심에서는 확인하지 못한 행동을 더하지 않고 입질과 조과처럼 알아낸 결과를 남깁니다.
반응이 없었던 교체도 함께 남겨두면 좋습니다. 래틀을 넣은 뒤 잡힌 날만 기억하면 실제로는 반응이 없었던 조건을 놓치기 쉽습니다. 앞선 에기와 교체한 에기에서 각각 어떤 반응을 봤는지 적고, 캐스팅 방향이나 탐색한 수심이 달랐다면 구분해둡니다. 조과가 없었던 기록도 다음에 같은 선택을 반복할지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교체 직후 한 번의 투입과 이후 이어진 결과도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투입에서만 신호가 있었는지, 같은 조합으로 이어갔을 때 입질이 더 들어왔는지처럼 실제 관찰한 흐름을 남기는 것입니다. 낚시를 멈춰가며 긴 기록을 쓰기보다 사용한 조합과 교체 순서를 짧게 적고, 출조 후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상황을 보충하면 됩니다.
기록을 다시 볼 때는 비슷한 물색에서 같은 선택을 했던 날을 함께 살펴봅니다. 한 번 반응이 좋았던 조합을 출발점으로 삼되, 다음에도 반응이 이어졌는지와 달라진 조건을 비교합니다. 여러 기록에서 공통점을 찾아두면 언제 래틀을 꺼내볼지, 무음이나 다른 침강 타입으로 돌아갈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 태클박스에서 래틀은 언제나 먼저 꺼내는 에기는 아니지만, 색과 명암을 바꿔도 반응을 찾지 못할 때 다시 생각해볼 선택지입니다. 기본 탐색을 한 뒤 래틀을 넣어보고, 이미 따라오는 모습이 보이면 자극을 줄이는 방향도 살펴봅니다. 숫자 하나보다 그때 확인한 반응을 기준으로 다음 선택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참고자료
Hu, M. Y. 외 (2009). Acoustically evoked potentials in two cephalopods inferred using the auditory brainstem response (ABR) approach. 무늬오징어의 음향 자극 유발전위와 실험 조건을 참고했습니다.
Mooney, T. A. 외 (2010). Sound detection by the longfin squid (Loligo pealeii) studied with auditory evoked potentials: sensitivity to low-frequency particle motion and not pressure. 평형낭·입자운동 감지와 앞선 연구의 측정 방식에 관한 논의를 참고했습니다.

